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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식의 흐름

나는 이제 새가 싫다

devcarrot 2021. 10. 28. 20:06

원래도 새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았다.
딱히 무섭지도 않고, 나한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는 새가 싫다
 
2일 전. 그러니까 그저께 나는
점심을 맛있게 먹고 카페로 향했다.
 
그냥 그날따라 걷기 좋은 날씨였다.
그래서 조금 멀리 있는, 평소에 잘 가지 않는 곳에 있는 카페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걷는 도중 갑자기 뭔가 머리 위로 떨어졌다.
물 먹은 휴지가 벽에 달라붙은 것처럼 "챱!"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나는 직감했다

아.. 이거 새똥인데..

 
아니나 다를까 하늘을 올려다 보니
까치 한 마리가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그렇게 내 머리의 정중앙에. 그것도 정말 정수리 한가운데에.
그자식의 하얀 무언가가 머무르게 되었다
 
 
사실 주변에 친구들만 있었으면 그나마 부끄럽진 않았을 것 같은데
담배 피우던 아저씨 세 분이 나를 불쌍하게 쳐다보고 계셨다.
 

아이고 어쩐대..

 
그 당시 친구가 새똥 맞은 나의 모습을 찍어줬는데
얼굴이 정말 빨갰다. 진짜 부끄러웠나 보다 ㅋㅋ
 
여튼 이후에 편의점 들려서 응급처치를 하고.
점심에 머리 감으러 집으로 다시 갔다 ㅋㅋ ㅋㅋㅋ 레전드;;
(그래도 옷에 묻지 않은 게 어디야..)
 
 
사실 나는.
새똥을 맞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남들은 평생 한 두 번 겪을까 말까 하는 일이라던데
나는 무려 3번이나 맞았다.
 
한 번은 학교 앞에서 흰색 셔츠에 보라색 똥
또 한 번은 캐나다에서 검은색 후드집업에 하얀색 똥
이쯤 되면 새똥과 연이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그 세 번 다 가만히 있다가 맞은 것이 아니라
길 가다가 맞은 거다
 
진짜 어이없어;;
 
 
여튼 그래서 나는 이제 새가 싫다.
솔직히 3번이면 이제 싫어질 만하다고 생각한다.
 
다들 새똥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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